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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산인프라코어 거래 본계약이 지난 5일 체결됐는데 이번 거래는 2015년 10월 있었던 삼성·롯데 간 화학계열사 빅딜(매각측 삼성, 인수측 롯데) 이후 진짜 재벌대기업 구조조정에서 발생한 제조업 빅딜입니다.

전통 제조업 주가는 10년째 제자리에서 도돌이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4차산업혁명 관련 성장주로 일컬어지는 IT, 전기차 등 관련 기업 주가는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고공행진을 나타내고 있는데 국내 재벌들은 경영권 승계가 20여년 사이로 발생할 때마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등 잇단 경제 위기 국면이 이어지고 2015년에는 글로벌 성장엔진 중국 내수경기가 침체되며 제조업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본질은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 LG그룹 등 국내 주요그룹의 경영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주가가 오를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 국내 대기업 주가 약세의 진짜 이유일 겁니다

2021년 현대중공업그룹은 다시 한번 중후장대기업 포트폴리오 기업을 추가했는데 건설장비 분야에서 주변부에 머물던 경쟁력을 단번에 글로벌 10위 안으로 들어가는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것입니다

2007년 현대중공업그룹은 거칠것이 없었는데 그룹 핵심 계열사 현대중공업 주가는 2004년 2만원에서 불과 3년만에 27배인 54만원까지 치솟았는데 최근 가장 핫하다는 미국 테슬라 주가 상승률이 우스워보일 지경으로(테슬라 주가는 3년전 70달러에서 현재 860달러로 고작(?) 12배 올랐을 뿐이다) 중국 경제 급성장으로 글로벌 무역이 활황세를 나타냈고 때문에 뱃삯이 치솟으며 글로벌 선주로부터 선박 주문이 물밀듯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현대중공업은 2002년 이후 무차입 경영도 이어가고 있는데 주체할 수 없을만큼 현금이 쏟아져들어왔기 때문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 모든 것을 단숨에 폐허로 만들었는데 금융시스템이 무너지며 선박 발주를 지탱하던 대출인 선박금융 금리가 치솟은 반면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로 글로벌 운임은 급락했고 발주처인 해운사들이 일제히 무너지며 신규 선박수주는 커녕 기존 발주 물량마저 줄줄이 취소되는 위기상황을 맞았습니다.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시기였던 2011년 발발한 유럽 재정위기는 계속된 시련이었는데 글로벌 선박 발주를 이끄는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이 일제히 재정 위기로 인해 집단 불황에 돌입했고 여기에 경제성장과정에서 힘을 비축한 중국 조선사들의 덤핑 수주 공세까지 가세하며 시련의 계절은 쉽사리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현대중공업그룹이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현대오일뱅크였는데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여파로 중동 아부다비국영석유사에 매각했던 오일뱅크 지분과 경영권을 콜옵션 행사로 2010년 이를 되사왔는데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던 시기였지만 현대중공업그룹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고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일뱅크는 반드시 되찾아와야한다"고 강조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의 정설인데 오일뱅크 전신 극동정유는 정주영 회장의 사돈기업이었는데 젊은 나이에 일찍 타계한 정주영 회장 막냇동생 고 정신영 동아일보 기자의 처가가 극동정유였습니다.

막냇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경영난에 처했던 극동정유를 1993년 인수했고 IMF 위기로 매각할 때에도 콜옵션 조항을 계약서에 담아 이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장치까지 만들었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정주영 회장의 유산은 현대중공업그룹을 지탱하는 힘이었는데 오일뱅크는 2010년 이후 매해 연평균 50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주요 캐시카우로 버팀목이 됐습니다.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은 3조원 넘는 자구안을 발표하며 마지막 재무구조 개선 퍼즐을 맞추는 작업에 돌입했고 이듬해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와 현대호텔 등을 매각하는 한편 1조3000억원 규모 현대중공업 유상증자까지 성사시키며 재무구조 개편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현대중공업 기업공개를 통해 1조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친환경선박 등 신사업투자에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8500억원을 들여 두산인프라코어도 인수해 건설기계 분야 강화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공개 배경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과거 10년 넘게 어렵던 조선업 시황이 이제는 바닥을 치고 반등할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는데 시기가 경영권 승계가 완료되는 시기와 겹치는 것 같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업 확장 기조에 접어들면서 전사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현대중공업그룹호가 조선업종을 넘어 건설장비시장에서도 글로벌 마켓플레이어로 등장하면서 중후장대사업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게 되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사례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듯이 국내 재벌들은 국내 내수시장 독과점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고 경기침체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데 유독 경영권 승계 기간에는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오너일가에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기순환곡선보다 재벌대기업의 경영권승계에 더 주목하고 투자시기를 결정해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 재벌경제체제가 갖고 있는 한계라 할 수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수 재벌에 편중된 사회적 부를 나눠 고용의 약 8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경제의 역동성이 살아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재벌대기업이 투자해야 할 분야와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의 먹거리를 확실하게 구분해 현대중공업처럼 대형딜은 재벌대기업이하고 그 아래 작은 시장은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이 먹거리로 삼을 수 있게 해 줘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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