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1년 대학 기본 역량진단’ 가(假)결과 17일 대학들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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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21년 대학 기본 역량진단’ 가(假)결과를 17일 대학들에 통보했는데 대학 입장에서는 막대한 정부 재정지원과 함께 대학 평판과 향후 신입생 모집이 달려 있어 ‘대학 살생부’로 불리기도 하는 중요한 평가입니다.

 

성공회대, 성신여대, 인하대 등 평가에 탈락한 52개 대학은 ‘학생 수 절벽’ 상황에서 정부의 보호막 없이 가시밭길을 가게 됐는데 평가에 통과한 대학들도 학생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평가를 통과한 ‘일반재정지원 대학’은 4년제 136곳, 전문대 97곳으로 모두 233곳으로 이들 대학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국고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 일반재정지원을 받게 되는데 지원 규모는 4년제 대학의 경우 한해 평균 48억3000억원, 전문대는 37억5000만원 규모로 예상되며 지원 기간 3년을 합칠 경우 4년제 대학의 경우 대학 당 1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배를 마신 대학은 모두 52곳으로 수도권 4년제 중에는 성공회대, 성신여대, 수원대, 용인대, 인하대 등 11곳이 탈락했고 수도권 전문대는 계원예술대 등 8곳이 탈락했습니다.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대구·경북·강원권 6곳, 부산·울산·경남권 2곳, 전라·제주권 3곳, 충청권 3곳이 일반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고 전문대의 경우 대구·경북권 5곳, 부산·울산·경남권 2곳, 전라·제주권 5곳, 충청·강원권 7곳입니다.

 

탈락 대학 52곳 중 수도권이 19곳으로 36.5%였는데 교육부는 이번 평가에서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 내에서 대학의 90%를 뽑고 나머지를 전국 단위로 선발했는데 대학들이 주로 권역 단위에서 경쟁을 했다는 얘기입니다.

 

수도권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비수도권 대학들을 배려하는 방식인데 2018년 진단에서는 권역과 전국 선정 비율이 5대 1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역에 상당한 혜택을 준 것으로 이를 두고 수도권에서 떨어진 대학을 중심으로 “수도권이 역차별을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만 이번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최종 결과는 대학별 이의신청에 대한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말 확정될 예정입니다.

 

평가를 통과한 대학들도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대학들은 내년 3월까지 대학 여건 및 역량, 발전전략 등을 고려해 자율혁신 계획을 수립해서 교육부에 보고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연구중심 대학을 지향한다면 학부 정원을 줄이고 대학원 정원을 늘리거나, 다른 대학에 비해 경쟁력 있는 학과 정원을 늘리는 학과구조개편을 단행할 수 있고 전문대라면 성인·재직자 대상 정원을 늘려 고등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특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 하반기에 유지충원율을 점검해 미충족 규모에 따라 정원 감축을 하도록 권고할 계획인데 학생을 대학에 붙잡아 놓지 못할 바에야 정원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교육부 표현은 ‘권고’이지만 미이행 시 일반재정지원 중단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정원감축을 강제하는 것입니다.

 

대학들이 유지충원율을 높이려면 학생들로부터 매력 있는 대학이 돼야 하는데 학생들이 중요시하는 취업 역량 등을 높이거나 취업이 용이한 전공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사학들은 외국인들 대상으로 유학장사를 한다는 소릴 듣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학생들이 대거 빠지면서 경영난에 봉착한 지방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지원마져 끊기면 대학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도는 상황입니다

 

사학의 경우 재단이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 부실한 학사운영과 비싼 등록금으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데 서울과 수도권의 오래된 사학들이 아니면 실제로 지방사학들의 경우 재정난에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어려운 곳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방이후 사법부와 함께 사학재단은 변화를 거부하고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남아 있는데 변화된 시대에 맞는 인재들을 길러내지 못한다면 이제는 그 시대적 사명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가는 것이 경제학의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분배에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다만 무리한 학과 통폐합과 취업만을 겨냥한 학부통폐합은 기본적인 인성교육에 필요한 역사학과 철학 등이 부재한 반쪽짜리 인재들만 길러낸다는 말을 듣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가방끈만 길지 제대로 인성을 갖추지 못하고 성인으로 역할을 못하는 대졸 신입사원들은 같이 일해 보면 자식 잘 키워야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사회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도 윤리의식도 부족한 이기적인 인간성만 갖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효율을 따져 대학을 줄세우기 한다지만 그 속에서 대학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개혁할 수 있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법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도 각 지역별로 특성화된 대학들과 인재들을 키워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