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에세이의 서평을 부탁 받았을 때 평소에 읽어보지 않은 분야라 조금은 낮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제 반백의 세월을 살아와서 인지 남의 인생에도 여유를 갖고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준비된 듯 해 첫장을 넘겨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인생을 살아가기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도 잘 살펴보지 못했는데 내 자식 나이 또래가 이렇게 많은 고민을 하고 맘 아파하며 세상을 살아 오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IMF구제금융 시기에 대학을 졸업해 일자리 잡는데 고생했을 것 같지만 졸업도 전에 대기업 금융회사 정규직에 붙어 남부럽지 않은 월급을 받으며 무난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아온 인생이라 요즘 아이들의 취업난이나 연애도 못하는 시대라는 말에 공감도 되지 않아 왔는데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지금까지 몰라왔던 요즘 아이들의 세상을 들여다 본 것 같아 화들짝 놀라게 됩니다
이 에세이를 조금만 더 일찍 읽어보았다면 직장 낸 꼰대라는 소릴 듣지 않게 사회초년생에게 좀 더 살갑게 업무를 설명해주고 인생의 선배로서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김희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 속에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춘들의 세상이 오롯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내 자식과 그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에세이 속에 나오는 말 중 직장생활과 관련해 "말귀를 못알아듣나?"라는 말은 아마도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이제사 돌이켜보면 그 말을 하는 이가 일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아 사회초년생이 실수를 하는 것이지 어렵게 직장에 취업할 정도의 실력이 있는 젊은 초년생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라면 그 꼰데가 "일을 못 가르쳤지 네 잘못이 아니다" 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지금 죽을 힘을 다 해 열심히 산 사람"은 김희영 작가이고 또 오늘을 살아가는 그 젊은 청춘들이라고말해 주고 싶습니다
반백의 나이에 자식 뻘 나이의 김희영 작가의 일기속을 들여다보면 어른으로 부끄러운 장면들이 떠 올랐는데 내 앞에 서 있었던 한 없이 초라한 사회초년생에게 강해지라 모질게 대했던 인생선배로서의 태도가 그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까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십대 청소년 시기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사회에 나온 젊은 청춘들의 고민과 삶을 이렇게 다양하고 세밀한 단어들로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에세이가 주는 맛은 그 동안 숫자속에 갇혀 살아오면 매일 매일 가치를 고민하며 판단해야 했던 날카로운 마음을 조금은 둥글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렵게 살아온 인생이라 우울하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백의 나이에 돌아보는 인생은 회한과 아쉬움이 더 많은 추억이라는 생각에 "그 순간 최선을 다했나?"하는 안타까움이 더 깊게 남겨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제는 자식의 미래가 더 중요하고 귀중한 가치가 되어 가는 인생의 황혼을 향해 가는 길에 자식 세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더 늦기 전에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에세이입니다
누군가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모닷불 앞에 앉아 담담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듣고 있는 느낌을 주는 에세이로 내 인생에 대입해 볼 순 없어도 나의 인생만큼 남의 인생도 어렵고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갈 인생이었구나 하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이제는 인생의 많은 부분을 숫자와 함께 살아와 정확하고 확실한 가치를 찾아온 인생이 바뀌기는 어렵지만 남의 인생을 돌아보고 공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시기라 더 맘에 와 닿는 에세이 인 것 같습니다
여성의 섬세함과 따뜻함이 슬픔속에 묻어나와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도 같습니다
내가 자식에게 물려줄 사회가 자식들에게 더 좋은 직장과 미래를 선사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한 없이 미안해 지는 시기를 살아가며 같은 시대를 살아온 김희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에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둔 나의 인생의 박스를 열어보게 됩니다
앞으로의 반백은 좀 더 여유있고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삶을 살아가며 인생의 선배로서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해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조용한 카페에서 진한 커피향을 느끼면 조용한 카페음악을 들으며 읽기에도 좋은 책으로 남의 인생 이야기로 나의 인생을 반추할 수 있어 더 좋은 에세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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